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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 간 달러”…대중문화도 ‘$’는 찬밥

등록 2007-11-18 21:35

“한물 간 달러”…대중문화도 ‘$’는 찬밥
“한물 간 달러”…대중문화도 ‘$’는 찬밥
유명 랩가수 뮤직비디오 ‘돈다발 이미지’로 유로 사용
인도 관광지 루피화만…‘달러 연동’ 환율제 폐지 확산
달러화 가치의 추락이 실물 경제 수준을 넘어 일반인들의 ‘문화 코드’까지 파고들고 있다. ‘심리적으로도’ 되돌이킬 수 없는 추세로 굳어져, 기축통화의 지위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유명 랩가수 ‘제이-지’(Jay-Z)는 최근 공개된 뮤직비디오 <블루매직>에서 뉴욕의 화려한 밤거리를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부를 과시하는데, 그가 보여주는 돈 다발은 달러가 아닌 500유로짜리 지폐 뭉치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7일 이 기사를 보도하면서, “팝 문화에서 제이-지가 끼치는 커다란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 뮤직비디오가 던져주는 메시지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달러화를 문화적 상징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이달 초 세계적 슈퍼모델인 지젤 번천은 달러로는 모델료를 받고 싶지 않다며 신규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로화로 계약료를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금융 컨설턴트인 제임스 크래머는 “지젤이나 제이-지같은 사람들조차 달러화가 약하다고 생각할 정도면, 상황은 통제를 벗어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7일 인도 문화부가 자국 통화인 루피화로만 관광명소의 입장료를 받기로 했다고 전하면서, 달러-루피 환율이 1달러당 50루피에서 39루피로 떨어져 루피화로 표시된 입장료 수준을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밖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우선 자국통화 가치를 달러에 고정시키는 ‘달러 페그제’ 폐지에 동참하는 국가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 쿠웨이트·시리아 등이 페그제를 폐지했으며, 아랍에미리트연합과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안에서도 페그제 폐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수입제품 가격이 올라 물가상승 압력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유국인 사우디 등이 달러 페그제를 폐지한다면, 달러화를 떠받치는 최대지주인 석유결제대금 지위도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16일 선진 20개국(G20) 재무장관 연석회의 참석을 위해 케이프타운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 경제 펀더멘털의 장기적 견조함이 결국 외환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달러화 가치가 강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존스홉킨스대학 리오던 로잇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달러화는 물론이고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공화나 민주 어느 당에서 정권을 잡든 차기 정부도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가파른 언덕길’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디펜던트>도 △올들어 유럽의 성장률이 미국을 앞지르면서 달러화의 경쟁통화인 유로화에 대한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는 점 △아시아 경제 규모의 확대로 미국의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점 등 구조적인 요인을 들어, 달러화의 지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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