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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유가 폭등에 중국 ‘석유대란’ 확산

등록 2007-11-21 19:08

중국은 2005년에도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석유대란을 겪었다. 2005년 8월 광둥성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과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줄을 서 있다. <경구완보>에서
중국은 2005년에도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석유대란을 겪었다. 2005년 8월 광둥성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과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줄을 서 있다. <경구완보>에서
공급 부족 사태로 곳곳 주유 행렬…일부선 사재기도
중국 동남부와 중서부 주요 도시로 ‘석유대란’이 번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석유제품 가격을 9~10% 인상했지만, 국제유가 폭등으로 인한 유류 부족 사태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이 주유소를 습격하고, 버스기사들이 파업에 나서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충칭, 청두, 정저우, 광저우, 어저우 등에선 최근 유류난이 심각하다. 충칭에서는 고속도로 상황실로 전화를 걸어 급히 디젤유를 보내달라고 호소하는 트럭기사들이 하루 평균 30명을 넘어섰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청두에서는 기름을 넣으려는 트럭들이 주유소에서 몇㎞씩 줄지어 선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닝보에서는 14일 주민 200여명이 흉기를 들고 주유소를 습격해 기름을 빼내다 자기들끼리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정저우에서는 기름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일부 주유소들은 같은 기름인데도 당일 상황에 따라 값을 달리 받기 일쑤다. 광저우에서는 아예 문을 닫는 주유소도 잇따랐다. 어저우에서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넉넉히 넣어주지 않는다며, 버스기사들이 15일 파업을 벌였다. 시 정부가 중재에 나서 버스 운행이 재개됐지만, 이번엔 버스기사들이 한꺼번에 주유소에 몰리면서 교통이 완전히 마비됐다.

이런 석유대란은 국제유가 상승분이 석유류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중국 석유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에서 비롯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유업체들은 손실이 커지자 석유류 생산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하고 있다. 겨울철 들어 난방용 수요가 늘어난 것도 석유대란을 부추기는 한 요소다. 일부 주유소와 기업은 가격 상승에 대비해 기름을 사재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양대 석유회사인 시노펙과 페트로차이나에 석유류 수출 중단과 공급 확대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시노펙과 페트로차이나는 산하 정유공장에 긴급통지를 내보내 생산량 확대를 지시했다. 시노펙은 다음달 20만t의 원유를 추가로 가공하기로 했다. 페트로차이나도 4분기 원유 가공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 늘려잡았다.

국제유가 폭등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한 조사를 보면, 중국 운전자의 연평균 차량유지비는 평균 2만2천위안(약 27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1인당 국민소득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중국 운전자의 차량유지비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연료비다. 연료비는 연평균 9900위안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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