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선물시장 가격변화
국제 쌀값 20년 만에 최고치
1년새 30~40% 급등…쌀 재고 70년대 중반수준 ‘뚝’
베트남·인도 잇따라 ‘수출제한’조처…“빈국에 재앙” 식량·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 66억 인구의 절반이 주식으로 하는 쌀 가격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쌀값 파동 우려와 식량안보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1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쌀의 선물은 100파운드(약 45.36㎏)당 13.125달러에 거래됐다. 1년 전의 9.87달러에 비해 33% 가량 올랐다. 사상 최고치인 1988년 1월의 13.40달러에 거의 근접했다. 미국 농업부가 12일 발표한 ‘쌀가격 전망’을 보면 한국인들이 주로 먹는 캘리포니아산 중립종 쌀의 12월 본선인도가격은 톤당 584달러, 타이산 장립종은 351달러였다. 2001년 가격은 각각 285달러와 178달러에 지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가난한 나라의 많은 소비자들이 쌀에 의존하고 있어 쌀 부족사태가 발생하면 인도적 재앙을 피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아프리카에 지원하는 쌀의 구매가가 지난해에 비해 40% 올라 구입량을 줄이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달 세네갈의 폭동은 쌀값 상승으로 인한 식품값 폭등이 주원인이었다. 쌀값 상승세의 근본 원인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생산에 있다. 2000년 이후 쌀 소비는 7.5% 늘어났지만 생산은 5.4% 증가에 그쳤다. 최근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한 곡물수요 증가와 인구증가, 달러의 약세 등도 한몫했다. 고유가로 인한 쌀 생산비와 수송비 증가도 쌀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특히 최근 선물시장에서는 투기자본들이 쌀도 투기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현재 세계적인 쌀 재고는 70년대 중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쌀은 교역이 활발하지 않은 만큼 공급부족으로 인한 가격상승 압박을 더 받을 수 있다. 국제 거래 비중이 밀·옥수수는 생산량의 16%인 데 비해 쌀은 7%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 2위의 쌀 수출국인 베트남은 지난 7월 국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수출제한 조처를 발표한 바 있다. 3위 수출국인 인도도 10월 비슷한 조처를 취했다.
필리핀에 본부를 둔 국제쌀연구소(IRRI)의 로버트 지글러 박사는 “2030년까지 곡물수요는 배로 증가하게 될 것이며,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는 쪽은 가난한 나라와 가난한 사람들이 될 것”이라며 “쌀이 톤당 1천달러에 거래되는 재앙 같은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쌀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시급히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베트남·인도 잇따라 ‘수출제한’조처…“빈국에 재앙” 식량·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 66억 인구의 절반이 주식으로 하는 쌀 가격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쌀값 파동 우려와 식량안보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1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쌀의 선물은 100파운드(약 45.36㎏)당 13.125달러에 거래됐다. 1년 전의 9.87달러에 비해 33% 가량 올랐다. 사상 최고치인 1988년 1월의 13.40달러에 거의 근접했다. 미국 농업부가 12일 발표한 ‘쌀가격 전망’을 보면 한국인들이 주로 먹는 캘리포니아산 중립종 쌀의 12월 본선인도가격은 톤당 584달러, 타이산 장립종은 351달러였다. 2001년 가격은 각각 285달러와 178달러에 지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가난한 나라의 많은 소비자들이 쌀에 의존하고 있어 쌀 부족사태가 발생하면 인도적 재앙을 피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아프리카에 지원하는 쌀의 구매가가 지난해에 비해 40% 올라 구입량을 줄이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달 세네갈의 폭동은 쌀값 상승으로 인한 식품값 폭등이 주원인이었다. 쌀값 상승세의 근본 원인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생산에 있다. 2000년 이후 쌀 소비는 7.5% 늘어났지만 생산은 5.4% 증가에 그쳤다. 최근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한 곡물수요 증가와 인구증가, 달러의 약세 등도 한몫했다. 고유가로 인한 쌀 생산비와 수송비 증가도 쌀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특히 최근 선물시장에서는 투기자본들이 쌀도 투기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현재 세계적인 쌀 재고는 70년대 중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쌀은 교역이 활발하지 않은 만큼 공급부족으로 인한 가격상승 압박을 더 받을 수 있다. 국제 거래 비중이 밀·옥수수는 생산량의 16%인 데 비해 쌀은 7%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 2위의 쌀 수출국인 베트남은 지난 7월 국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수출제한 조처를 발표한 바 있다. 3위 수출국인 인도도 10월 비슷한 조처를 취했다.
필리핀에 본부를 둔 국제쌀연구소(IRRI)의 로버트 지글러 박사는 “2030년까지 곡물수요는 배로 증가하게 될 것이며,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는 쪽은 가난한 나라와 가난한 사람들이 될 것”이라며 “쌀이 톤당 1천달러에 거래되는 재앙 같은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쌀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시급히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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