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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농촌경제에도 ‘여풍’ 거세다

등록 2008-01-23 21:13수정 2008-01-23 23:43

일본 농촌경제에도 ‘여풍’ 거세다
일본 농촌경제에도 ‘여풍’ 거세다
여성농업인 창업 10년 전 견줘 2.3배↑
50~60대 주축 네트워크 결성 직판장 주도
특산품 이용 가정요리 등 섬세한 안목 살려
일본에서 농촌 여성들이 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농림수산성의 통계를 보면, 2007년 1월 현재 농촌 여성의 창업(남성과 공동 창업도 포함) 건수는 9444건으로, 10년 전에 비해 2.3배 늘었다. 농업 인구의 고령화와 이농의 심화 등으로 농촌 여성이 농업경영자가 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여성들이 진출한 사업 분야를 보면, 과일잼이나 절임류 등 식품가공업이나 아침 장마당의 판매업이 압도적으로 많다. 매출액은 연간 3백만엔(약 2700만원) 이하가 60%, 1천만엔 이하가 14%로, 아직은 영세한 편이다. 연령대는 50대와 60대가 중심이다.

그렇지만 여성 특유의 섬세한 안목과 손길을 살려 사업을 크게 키운 창업자들도 적지 않다. 후쿠이시에서 꽃과 채소 재배, 원예사업을 하는 ‘미타니 나세리’의 전무 미타니 하루미(56)는 연간 1억4천만엔의 매출 규모를 자랑한다. 그는 1975년 간호사를 그만두고 농촌의 남편과 결혼한 뒤 채소 농업에 뛰어들었다. 이어 화학비료에 의존한 농법의 폐해를 깨닫고는 농약 절감 재배에 관심을 기울였다. 주력 업종도 채소·과실에서 꽃으로 전환했다.

그는 “농협 등에 의존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1991년 법인화를 결정했다. 이후 자치단체와 기업으로부터 주문이 크게 늘었다. 농가의 네트워크 만들기에도 적극적이다. 2001년에는 33명이 참가한 농산물직판장을 본사 앞에 개설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약 150개의 등록 농가가 생산자 이름과 재배 이력을 붙인 농산물을 가져와 판매한다. 이 지역의 식자재를 사용한 가정요리나 쌀가루를 이용해 구운 ‘쌀 빵’ 등 지역 특산품을 팔기도 한다.

지난해까지 대표를 역임한 미타니는 “운영은 쉽지 않으나 소비자에게 솔직하고 싶다. 식품을 통해 자연과 사람의 순환을 체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 농업에 참가했을 때는 여성이 목소리를 내는 시대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아오모리현의 닷코마을은 고장 명물인 마늘을 이용한 가공식품으로 유명하다. 이곳 농협이 요즘도 값싼 중국산 마늘에 밀리지 않고 연간 1억5천만엔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은 마을 여성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헌신 때문이다. 1985년 시장에 출하할 수 없는 ‘불량’ 마늘을 싼 값에 가공업자들에게 넘기는 것을 아깝게 생각한 마을 여성들이 농협의 조리장을 빌려서, 마늘과 매실을 함께 절여 만든 식품을 개발해 판매했다. 이들은 1993년 매출규모를 1천만엔까지 키우고, 사업을 농협에 양도한 뒤에도 가공식품 생산에 열심히 참가했다고 한다. 사노 후사(66)는 “농가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절반은 여성이다. (여성들이) 나서 좀더 활약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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