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어하트 “시장 불확실” 5개 철수…증시 자금 유입은 여전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 개미 투자자들의 돈을 흡수한 중국 증시에서 중국내 사모펀드의 이탈 사례가 처음 발생했다. 지난해 상하이 증시에 3조위안(약 400조원)을 쏟아부은 국내외 펀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퓨어하트(츠즈즈신) 자산관리유한공사가 얼마전 중국 본토에서 운용하던 5개 증권투자 사모펀드를 해산했다고 홍콩의 인터넷언론 <아주시보>가 1일 보도했다. 이 회사의 설립자이기도 한 자오단양 대표이사는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수의 고점과 저점은 항상 수수께끼지만, 지금은 투자 기준을 정할 수 있는 적절한 목표치를 찾기가 힘들다. 이미 충분한 이익을 거뒀다”고 해산 이유를 설명했다. 자오단양은 “시장 상황을 무시한 채 맹목적으로 무모하게 움직이느니, 차라리 기회를 놓치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이 사례는 한 투자회사의 방침 변경일 뿐이긴 하지만 시장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새 펀드 탄생·투자에만 익숙한 중국 투자자들에게 낯선 소식인데다, 자오단양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자오단양은 하락장 예상이 대세였던 2004년 중국 본토에서 처음으로 공인 사모펀드를 설립하고, 전설적인 투자 수익을 거두면서 중국 사모펀드의 ‘대부’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락장에서도 그가 운용한 펀드는 수익을 거뒀고, 상승장에서 그의 수익률은 기록적이었다. 그는 지난해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을 넘어서면서부터는 ‘거품’을 경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중국에서 최초로 사모펀드를 해산한 주인공이 됐다.
실제 중국 증시는 1월 한 달에만 16.7%의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18.2% 하락에 뒤이은 또 한번의 폭락장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일 4320.77로 마감했다. 3개월 전인 지난해 10월15일 사상 최고치였던 6092.06에 비해 1771.29포인트(29%) 떨어진 수치다.
그렇지만 여전히 펀드 해산이 대세는 아니다. 올 첫 주에만 7개 사모펀드가 새로 개설되는 등 자금 투입은 끊이지 않는다. 증시에는 ‘10년 활황설’이 파다하고, “다른 나라가 따라올 수 없는 성장”이란 자신감도 대단하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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