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질총생산액 2.4% 줄어
일본 경기가 2002년 2월부터 시작된 전후 최대 확장기를 지나 다시 마이너스 성장 국면으로 진입했다.
일본 내각부가 13일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추정치’를 보면,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총생산액은 1분기보다 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변동을 포함한 명목성장률도 전기대비로 마이너스 0.7%(연율 기준 -2.7%)를 기록했다.
원유와 곡물가의 폭등에다 미국 등 세계경제의 동반 침체에 따라 일본의 개인소비와 수출 성장률이 각각 1년9개월, 3년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해 내수와 수출 경기가 함께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2분기 실질성장에서 60%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0.5% 줄어들었다. 노동자가 받는 임금을 표시하는 실질고용자보수도 0.5% 줄어, 고물가시대를 견디기 위해 일본 서민들이 내핍 생활을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일본 경기회복을 견인해왔던 수출도 자동차 등의 대미 수출 감소로 전체로는 2.3% 줄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본 정부는 내년 상반기쯤 일본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서도 버블붕괴 뒤 불황과 달리 이번은 기업이 고용·설비·채무 등의 ‘3중 과잉’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심각한 불황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오랜 내수부진에 허덕이는 일본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아 자립적으로 회복하기 어렵다. 금융불안, 주택버블 붕괴, 인플레이션 우려 등 3중고를 겪는 미국 경제 회복이 늦어지고, 고유가 추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일본 경제의 회복추세는 더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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