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등 하락…아시아 증시는 일단 진정
파산 위기에 몰린 세계 최대 보험사 에이아이지(AIG)에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이 투입되었지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회복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6일(현지시각) 에이아이지에 뉴욕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850억달러(약 95조원)의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에이아이지 주식의 79.9%를 인수해 경영권을 행사하며, 에이아이지와 계열사의 모든 자산을 담보로 확보한다는 조건이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에이아이지가 만기가 도래한 채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2년 동안 구제금융을 제공하며, 3개월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에 8.5%포인트를 더한 금리를 받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날 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오전 11시42분(현지시각) 현재 2.9%(329.8) 하락하고 있다. 나스닥과 에스앤피500지수는 모두 3.3% 하락세를 보였다. 대서양 건너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FTSE) 100 지수도 1.3% 하락했다. <블룸버그 뉴스>는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월가 투자은행 ‘빅5’ 가운데 살아남은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와코비아 은행, 씨티그룹 등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금융기관들이 채권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대비한 보험증권)의 스프레드가 이날 잇따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이들 금융기관들의 도산 가능성을 한층 높였기 때문이다.
또 이날 발표된 8월 미국의 신규주택 건설 착공 실적이 6.2% 하락해 17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주택경기 회복 장기화에 대한 우려감을 키웠다. 또 감소 추세를 보이던 미국의 무역적자도 2분기에 4.3% 증가한 1831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실물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감시켰다.
하지만 미 증시에 하루 앞서 열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증시는 일제히 회복세를 보였다. 17일 코스피지수는 37.51(2.70%) 오른 1425.26으로 마쳤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도 140.0(1.2%) 상승했다. 미국 증시가 하락세로 장을 마칠 경우, 18일 열릴 아시아증시도 다시 하락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민희 기자, 류이근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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