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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일본 90년대 금융위기와 비슷”

등록 2008-09-18 19:24수정 2008-09-18 19:25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의 증권거래소에서 18일 전광판의 지수가 떨어지자, 증권거래인들이 엄지손가락을 내려 보이고 있다.  마닐라/AP 연합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의 증권거래소에서 18일 전광판의 지수가 떨어지자, 증권거래인들이 엄지손가락을 내려 보이고 있다. 마닐라/AP 연합
증권회사→은행 파산 등 위기 전개과정 ‘닮은꼴’
일본은 10년 걸린데 비해 ‘미국 신속한 처리’ 달라
현재 미국 월가의 금융위기는 1990년대 후반 부동산 버블 붕괴 뒤 일본이 겪었던 금융위기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금융위기도 지난 1997년 시작된 증권회사의 파산 물결에서 촉발됐다. 당시 산요 증권이 1997년 11월 상장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파산보호에 해당하는 회사갱생법의 적용을 신청하고 도산한 데 이어 불과 20일 뒤 100년 전통의 4대 증권사중 하나인 야마이치증권이 자진 폐업을 신청해 일본 경제를 뒤흔들었다.

또 산요증권 도산 보름 뒤에는 주요 시중은행인 홋카이도타쿠쇼쿠은행이 파산했으며 이듬해는 일본장기신용은행과 일본채권신용은행이 잇달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일본 금융시스템을 통째로 뒤흔드는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도호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의 파탄도 줄을 이었다.

미국 제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메릴린치 증권을 인수했듯이 일본에서도 1998년 7월 스미토모은행이 당시 다이와증권을 구제하려고 공동출자로 증권회사를 설립했던 점도 비슷하다.

그러나 다른 점도 많다. 일본이 문제가 불거진 뒤 최종 처리까지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린데 반해 미국의 처리는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도 17일 미국의 금융감독 당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일본 정부 관리들로부터 이미 지난해부터 조언을 구해 일본의 정책 실패 사례를 중점적으로 연구해왔다고 보도했다. 일본 금융감독 당국이 금융기관들의 악성채무 문제 해결에 나서기를 거부하고 심지어는 은행들로 하여금 이를 은폐하도록 부추겼던 결정적인 실수에서 ‘교훈’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말 ‘잃어버린 10년의 교훈’이라는 기사에서 “과거 일본의 거품이 미국에 비해 훨씬 크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일본에서 1985~1991년 전국 주택가격이 51% 상승한데 비해 미국은 2000-2006년에 주택가격이 평균 90%나 상승했다”고 지적하며 미국발 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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