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총재(사진)
파문확산…칸 “사생활일 뿐”
세계적 금융위기를 진정시켜야 할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이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총재(사진)의 ‘섹스 스캔들’로 휘청거리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8일 “국제통화기금이 칸 총재가 하급직원과 성관계를 갖는 과정에서 지위를 남용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칸 총재는 국제통화기금의 아프리카 지부 고위 간부인 피로스카 나기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은 나기의 남편이자, 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인 마리오 블레헤르가 두 사람이 주고받은 전자우편을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칸 총재는 성명을 내어 “올 1월에 있었던 나의 사생활일 뿐”이라며 “기금을 운용하는 지도자로서 나의 직위를 남용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올해 59살인 칸 총재는 프랑스 재무장관 출신으로,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경제 정책가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통화기금이 185개 회원국에게 경제 자문을 하고, 자금을 대출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스캔들이 미칠 여파는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국제통화기금 내부에서 “스캔들을 알고 있는 간부들이 총재와 정책 입안 및 펀딩을 논의하는데 있어 이런 사실을 지렛대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 총재의 스캔들은 폴 울포위츠 전 세계은행 총재가 부하 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사임한지 15개월 만에 터졌다. 국제 금융기관의 신뢰도에 큰 흠집이 나게 됐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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