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터필러 2만명·파이자 8천여명 등 감원 발표
미국과 유럽,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26일 하루 동안 10만명 가까운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끝을 알 수 없는 경기침체속에서 해고의 칼바람이 산업계 전반으로 맹렬하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건설중장비회사 캐터필러는 26일 2만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적자 이후 1만5천명 감원 계획을 세웠다가 5천명을 더 늘린 것이다. 세계적 제약회사 파이자는 와이어스를 합병하면서 전체 직원 8만1900명 가운데 10%를 감원하고 5개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날 통신기업 스프린트넥스텔은 8천명, 가정용품 대형매장 홈데포는 전체 고용 인원의 2%인 7천명, 자동차기업 제너럴모터스(GM)는 2천명을 각각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에서도 이날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세계적 보험회사 아이엔지(ING)가 7천명, 지난해 4분기 19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유럽 최대 전자업체 필립스가 6천명 해고 계획을 발표했다. 인도 타타철강이 소유한 영국의 코러스 철강회사도 3500명을 감원키로 했다. 일본 자동차업계 상위 12개 업체도 2만5천명 감원 계획을 내놨고, 추가 감원과 감산이 예상된다고 일본 <지지통신>이 26일 보도했다.
강제 휴가, 임금 삭감, 노동시간 단축 등을 통해 일자리를 지키려던 고육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해고 추세가 일찌감치 타격을 받았던 건설, 금융, 자동차 산업을 넘어 산업계 전반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들까지도 장기 침체에 대비한 초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7.2%를 기록한 미국의 실업률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시건주와 로드아일랜드주 등은 이미 10%를 넘어섰다.
위기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825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프로그램이 의회에서 되도록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감세 등에 반대하는 공화당의 반발로 이르면 28일 실시될 의회 표결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이 경기부양책은 중산층 이하 세금 감면(2750억달러), 건강보험 보조(1110억), 복지·실업구제 (1020억), 사회간접자본 확충(1220억달러) 등을 통해 2년 간 300만~4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경제위기 해결사’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26일 60 대 34표로 어렵게 인준을 통과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