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회복 전망
뉴욕타임스 설문조사
루비니 등 6명 “내년 이후도 지속”
블라인더 등 4명 “4분기부터 회복”
루비니 등 6명 “내년 이후도 지속”
블라인더 등 4명 “4분기부터 회복”
세계 경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경제는 지구촌 경제 회복의 가늠자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010년은 경제 회복의 해가 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기대를 내비쳤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성장률이 주요 선진 경제국 가운데 낙폭이 가장 큰 -6.2%를 기록해, 경기침체가 더욱 깊고 길게 진행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일 최고의 경제전문가 11명에게 ‘언제 경제가 회복될지’ 질문을 던졌다. 6명은 2010년 이후까지 경기침체가 지속된다고 본 반면, 4명은 올해 4분기부터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머지 1명은 견해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아시아 담당 회장은 2010년 말에서 2011년 초까지 경기후퇴가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에 통계수치상 경기가 회복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의 71%에 이르는 소비가 억제될 것”이라며 “성장의 어떤 기미도 ‘거짓된 조짐’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서 스탠퍼드대 경영학 교수는 정부의 정책 대응이 성공한다 해도 최소 2010년까지 경기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카먼 라인하트 메릴랜드대 교수는 역사적으로 볼 때 세계 곳곳에서 극심한 은행위기 이후 이전 개인 소득 수준을 회복하는 데 4년이 걸렸고, 1930년대 대공황 땐 10년이 걸렸다고 지적하면서 경기침체의 장기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정부의 정책 대응이 실패한다면, 지금의 고통스러운 ‘U’자형 경기후퇴가 1990년대 일본이 겪었던 공황에 가까운 ‘L’자형 침체나 ‘스태그디플레이션’(성장을 멈춘 스태그네이션과 저성장 속 가격하락을 뜻하는 디플레이션의 결합)을 답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는 올해 4분기부터, 구글의 에릭 슈밋 회장은 아이티(IT)가 중심이 돼 올 연말쯤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케이토 연구소의 윌리엄 풀 수석연구원(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은 하반기 경기회복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지금과 같이 재정지출 확대에 무게를 둔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의 조기회복에 낙관적이든 비관적이든, 지금의 경기후퇴가 ‘U’자형을 그리며 2차대전 이후 최장 기간 동안 계속될 것이란 점엔 이견이 없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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