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3일 오찬회담을 위해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올드패밀리 다이닝룸으로 걸어가고 있다. 워싱턴/AP 연합
오바마 만난 브라운 영국총리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첫 회동을 가진 뒤, “몇달 안에 금융산업을 개혁하기 위한 ‘글로벌 뉴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2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주최국인 영국이 새로운 국제금융 규제를 만들기 위한 행보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이날 브라운 총리는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뉴딜은 전 세계 모든 나라를 포괄하고, 은행시스템의 부실한 제도들을 제거하게 될 것”이라며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투명성과 책임성, 규제 등에 대한 새로운 척도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금융권의 신용을 회복하고,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미래의 녹색 성장을 추진하기 위해, 전세계가 공동 보조를 취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브라운 총리는 그동안 나라별로 다른 규제정책을 국제적 차원에서 새롭게 정비하고, 미래의 금융위기를 사전에 알 수 있도록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우리의 제도와 규제 틀을 개선하는 일에 착수했다”며 “전 세계가 미래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공동 보조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바마는 브라운 총리의 글로벌 뉴딜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아직 미국 새 행정부가 이런 아젠다에 대해 충분히 입장을 정리하지 않은데다, 미국 안에선 새로운 국제금융 규제에 대한 유럽의 ‘열의’를 완전히 공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오바마는 “영국과 미국간의 특별한 관계는 나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타임스>는 “오바마가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간의 돈독했던 관계에 비해, 자신과 브라운의 관계가 소원해질 것이라는 영국 언론의 관측을 불식시키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최근 오바마가 집무실에 설치돼 있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을 영국에 돌려보내자, 영국 언론들은 “양국관계의 이상신호”라며 부정적 보도를 쏟아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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