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전망
세계무역기구(WTO)는 23일 올해 세계 무역량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연간 감소폭으론 가장 큰 -9%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에 크게 의존해온 개발도상국과 빈곤국들이 무역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세계무역기구는 이날 보고서에서 “세계 대부분 국가의 경기침체와 올해 초 주요 경제국들의 급속한 수출 감소는 2009년 우울한 무역 전망을 낳고 있다”며 “특히 선진국에서 무역이 심각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교역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선진국 간 무역은 지난해보다 10%가 줄어들 전망이다. 세계경제가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국가간 무역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세계 최대 수입국인 미국의 지난 1월 수입은 2008년 1월보다 22.8% 줄었다. 반면 세계 2대 수출국인 중국의 같은 기간 수출은 17.5% 줄었다. 무역량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세계은행(WB)도 이달 초 ‘개발도상국의 경제위기 대응’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선진국의 수요 감소가 세계 무역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80년 만에 가장 큰 무역량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오일 쇼크’를 겪은 1982년 단 한 해에만 세계 무역량이 감소했을 뿐, 세계 무역량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선진국들의 올해 수입량이 -3.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날 “수출에 의존해온 빈곤국과 개도국이 세계 무역량 감소로 인한 가장 큰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역과 관계된 수많은 일자리도 함께 사라질 전망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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