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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배당금 잔치는 끝났다…미 삭감기업 5배 늘어

등록 2009-04-08 20:53수정 2009-04-08 23:06

미국 기업 배당 추이
미국 기업 배당 추이
S&P 분석…미 현금확보 비상 주주몫 잇단 축소
단기실적 치중 병폐따라 장기경영 전환 움직임
‘주주 자본주의’의 퇴색과 함께 배당의 황금시대도 저물고 있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영 환경에 맞닥뜨린 기업들이 현금 확보에 목을 매면서 주주들의 몫인 배당을 과감히 줄이기 시작했다. 이는 최근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의 ‘전향’과 최고 경영진의 과도한 보수체계의 정비 움직임 등과 맞물려 주주 자본주의의 폐해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신용평가사인 에스앤피(S&P)는 7일 보도자료를 내 “지난 1분기(1~3월)는 1955년 이후 배당금 면에서 최악의 분기”라며 “주주들은 1분기 약 770억달러(약 10조원)의 배당금을 덜 챙겨가게 됐다”고 밝혔다. 배당금 삭감액 총액이 증가분보다 770억달러 많다는 얘기다. 이런 ‘역전 현상’이 나타난 건 에스앤피가 1955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에스앤피는 조사 대상 7천개의 미국 기업 가운데 1분기 배당금 삭감을 공시한 기업이 367곳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42%가 늘었다고 밝혔다. 반대로 배당금을 늘린 곳은 지난해 1분기 598곳의 절반인 283곳에 그쳤다. 나머지 기업은 공시를 내지 않았거나, 변동이 없었다.

최근 주주가치 중시 경영의 대명사인 제너럴일렉트릭을 비롯해 웰스파고, 제이피모건체이스 등 미국 거대 기업과 은행들이 잇따라 배당금 삭감 계획을 내놨다. ‘리지워스 미드캡 밸류 이쿼티 펀드’의 자산관리인 돈 워델은 <에이피>(AP) 통신에 “너무 많은 기업들이 지난 수년 동안 대단히 공격적인 배당 정책을 펴왔다”며 “이로 인해 기업들은 경기하강 국면에서 지탱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익을 배당으로 너무 돌리는 바람에, 경제위기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반세기 만의 첫 배당 감소 추세는 기업들의 이익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넘어선다.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은 이에 대해 “기업들의 현금 확보가 1955년 이후 가장 절박하다는 경기 상황을 보여준다”며 “동시에 아직 정확히 판단하긴 이르지만, 분기마다 기업들을 쪼아 단기 실적에 치중하게 만드는 주주 자본주의의 병폐가 나타나면서 좀더 장기적인 경영으로 가려는 움직임의 하나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당은 주가 관리, 거액의 최고경영진 보너스와 함께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열쇳말이다. 주주 자본주의는 최근 노동자와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소홀히 한 채, 기업이 주주가치 극대화에 너무 치중해왔다는 비난을 사왔다.

한때 주주가치 경영의 아버지로 추앙받아온 잭 웰치는 지난달 “주주가치는 세계에서 가장 어리석은 아이디어였다”고 태도를 바꾼 바 있다. 또 최근엔 주주 자본주의의 고향인 미국과 영국에서 최고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보상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경영진의 높은 보수가 지나치게 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회사의 단기 실적과 주가 관리에 매몰된 경영을 하도록 내몰면서, 경제위기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반성에서 나온 대응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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