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에 대한 미국 당국자들의 말
미, 낙관적 전망 잇따라
“회복속도 더딜 것” 단서
“회복속도 더딜 것” 단서
‘바닥을 찍긴 했지만, 긴 회복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긴 경기침체가 지금 어디쯤 와있는 걸까라는 물음에 미국의 최고 정책 결정자들이 내놓고 있는 답변의 요점이다.
중앙은행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도널드 콘 부의장과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8일 “최악의 경기 하강 국면은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최근 미국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들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낙관적 경제 전망에 더욱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들은 “경기회복은 더딜 것”이란 단서를 빼놓지 않았다.
폴 볼커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전 연준 의장)도 이날 “어느 누구도 지난해 말 봤던 경기하강 속도를 보고 있진 않다”며 “경기하강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하지만 ‘회복의 고통’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회복은 길고도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며, “지금의 경기하강이 1930년대의 대공황 때와 같진 않지만, 대침체(Great Recession)에 빠진 것만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더 큰 고통이 기다린다”고 말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방점만 달리할 뿐 맥락은 똑같다.
지난 4분기(10~12월) -6.3% 성장률을 기록한 미국 경제는 올 1분기(29일 발표)부터 하락폭을 서서히 회복할 전망이다. 비엔피파리바은행은 최근 “몇 달 안으로 구매자관리지수나 일부 소비자 신뢰 조사가 개선되겠지만, 회복의 시작이라기보다 하락폭의 완화를 알리는 것”이라며 “경제가 성장을 회복하려면 앞으로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18일 “몇몇 경제지표들이 호전되고 있는 신호들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여전히 극심한 불확실성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이 기구는 올 회원국들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4.3%를 기록할 것으로 지난달 예상한 바 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