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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미 실적 호전에 감춰진 ‘부실’ 금융시장 다시 ‘찬바람’

등록 2009-04-21 20:52

미 실적 호전에 감춰진 ‘부실’ 금융시장 다시 ‘찬바람’
미 실적 호전에 감춰진 ‘부실’ 금융시장 다시 ‘찬바람’
BOA 등 순익불구 주가 급락…“투자자들 일회성 수입에 의문”
자산 기준으로 미국 최대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분기(1~3월) 42억달러(약 5조67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0일 발표했다.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1분기보다 세배 이상 높은 실적이다. 그러나 정작 이 은행의 주가는 이날 24.3%나 폭락하면서 ‘호재’를 무색하게 했다. 왜 그랬을까?

지난해 9월 이후 한동안 미국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었던 금융사들이 개선된 실적을 내놓으면서 지난 6주 동안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5% 상승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금융주에 대한 불안이 다시 도지고 있다. 금융사들의 1분기 실적 호전이 일회성 아니냐는 의문과 임박한 ‘스트레스 테스트’(자산 건전성 평가)의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 탓이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56% 하락해 어렵게 회복한 8천선 아래로 다시 나자빠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1분기 실적은 일회성이 짙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올린 순이익은 지난 1월 합병한 메릴린치에서 37억달러, 중국건설은행 지분 매각에서 얻은 19억달러의 이익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주로 일회성 이벤트에 의한 것으로 지속적이지 않다”고 보도했다. 1년 전 0.9%에 불과했던 부실자산의 비율은 2.65%(257억달러)로 늘어나 우려를 더욱 키웠다. 결국 정부의 추가 자본 수혈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은 이 은행 주식의 투매로 이어졌다.

다른 금융사들의 사정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뉴욕타임스>는 “회계방식의 조정과 일회성 수입이 금융사들의 큰 분기실적을 빚어낸 것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문이 커지면서, 뱅크오브아메리카 뿐만 아니라 씨티그룹(-19%)과 제이피모건체이스(-10%) 등 다른 대형 은행들의 주가도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이달 초 회계 기준을 완화하면서 금융사들의 장부상 수익은 20%정도 증대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에선 정부가 나서 은행의 부실을 덮어준다고 비난하고 있다.

19개 대형 은행 가운데 일부 은행들이 다음달 4일 예정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에서 ‘낙제점’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은행 불안을 키웠다.

은행들의 자기자본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정부는 추가 구제금융 투입 없이 우선주에 투입된 기존의 구제금융을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럴 경우 씨티그룹처럼 추가로 몇몇 은행에서 정부가 최대주주가 되고, 주가는 더욱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짙다.

10%를 향해 치솟는 실업률과 실물경제의 깊은 침체는 금융권의 부실을 더욱 키울 전망이다. 실적 호전을 자랑하던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켄 루이스 최고경영자조차 “허약한 경제와 점증하는 실업률로 신용의 질이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상업용 부동산, 카드 부문, 회사채 등에서 은행의 부실이 확대될 것이란 뜻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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