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와 다우지수 추이
투자자들 회생 기대감에 주식 사고 달러 팔아
“(경제) 회생의 희망이 달러를 아래로 밀어 내렸다.” 언뜻 봐선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일 수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0일 이런 제목의 기사에서 “금융과 경제 회복의 기대감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미국 재무부 채권에 호의적이었던 위험 회피 전략을 접고, 리스크가 더 큰 자산을 사들이도록 자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달러 가치가 연중 최저치로 하락한 배경엔 역설적으로 경기 회복의 기대감이 있다. 20일 엔·유로 등 6개 주요 통화에 견줘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81.08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선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가 배럴당 62.04달러를 기록하면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지난 3월부터 이날까지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21% 넘게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달러 가치는 8.3% 하락했다. 6년 넘게 이어진 약달러 행진은 지난해 7월 반환점을 돌았다. 이어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면서 불확실성이 더 커지자 투자자들은 안전성이 높은 달러 표시 자산을 마구 사들이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달러값도 높아졌다. 하지만 지난 3월 이후 커진 경기 회복 기대감은 투자자들을 주식시장, 특히 신흥국 증시와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시장으로 이끌었고, 안전성은 높지만 이자율은 아주 낮은 미국 국채 등 달러 자산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렸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