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다 갚고 2분기 순익
전세계를 뒤흔든 금융위기의 진원지 월가의 ‘폐허’ 위에서 제이피(JP)모건과 골드만삭스가 승자로 올라섰다. 월가의 ‘금융 권력’도 두 거대 금융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제이피모건은 16일 지난 2분기에 27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분기 실적 20억달러에 견줘 36%나 증가한 깜짝 실적이다. 제이미 다이먼 제이피모건 최고경영자는 “매우 자랑스럽다”며 “최근 몇달 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배당금 지급에 대해 다시 고려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앞서 지난 14일엔 골드만삭스도 2분기 34억4000만달러의 순이익을 발표해, 월가의 기대감을 높였다.
금융위기 이후 연방정부에서 각각 250억달러와 1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제이피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지난 6월 구제금융을 모두 상환했다. 과거 ‘금융 공룡’이었던 씨티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신용카드와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아직도 생존을 위해 허덕이고 있고, 중소 은행들이 큰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이라고 <뉴욕타임스>는 17일 전했다.
제이피모건은 기업금융에서 많은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베어스턴스와 워싱턴뮤추얼을 인수한 것이 실적을 통해 빛을 발하고 있으며, 자산시장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그러나, 소매 금융 등에서는 여전히 큰 손실을 기록했다.
대규모 세금 지원을 받아 한층 강해진 제이피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정부를 향해 다시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가장 강력한 금융가로 떠오른 제이피모건의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16일 “파생상품과 신용카드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정부 시책은 지나치게 빠르고 너무 멀리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피모건은 정부가 구제금융의 담보물로 받아간 주식을 재구매 형식으로 반환할 것도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의 새 소비자 보호기구 설립 계획에도 반대하고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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