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자국피해 최소화’ 행보
공장폐쇄 위기 벨기에 반발
공장폐쇄 위기 벨기에 반발
석달여 줄다리기 끝에 지난주 어렵사리 성사된 제너럴모터스(GM)의 유럽 자회사인 오펠의 매각이 유럽연합 주요 회원국간의 불화라는 후폭풍을 맞고 있다.
오펠을 인수한 캐나다-오스트리아 자동차부품 회사인 마그나인터내셔널 주도의 컨소시엄은 14일 5만4000여명 직원의 20%인 1만500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직접 타격을 입게 된 벨기에와 영국 등이 매각을 둘러싼 독일의 보호주의를 비난하고 나서면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매각과정에서 이뤄진 독일 정부의 보조금 지급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독일의 주간지 <슈피겔>은 독일 정부와 마그나가 제공한 문서들을 검토해온 경쟁담당 집행위원 사무실이 독일 정부 지원에 대한 유럽연합의 동의를 위험하게 할 수 있는 수치를 확인했다며 “오펠 매각의 법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감원계획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2만5000명을 고용한 독일 내 4개 공장은 공장 숫자를 유지하면서 4000여명을 줄이고, 나머지는 오펠의 유럽 안 다른 공장에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적 타격을 입는 곳은 즉각적인 공장폐쇄를 앞둔 2580명이 고용된 벨기에 안티워프 공장이다. 오펠은 스페인에도 7000명을 고용한 공장을 갖고 있고, 영국과 헝가리에도 공장이 있다. 독일 정부 관리들은 그동안 독일내 4개 공장을 모두 유지하는 조건으로 자금 지원이 이뤄졌음을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오펠의 매각과 구조조정에 대해 벨기에 정부가 가장 반발하고 있다. 크리스 피터스 벨기에 경제부 장관은 “벨기에 공장이 독일 내 특정 공장보다 경제적인 입지상으로 뒤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피터 만델슨 영국 경제부 장관도 “어떤 공장도 고용 유지와 정부지원 사이의 연관성이나 정치적 목적과 같은 것을 수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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