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킨지·IBM·인텔 명성에 ‘먹칠’
헤지펀드 내부거래 스캔들이 매킨지·아이비엠·인텔 등 거대 글로벌 기업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엄격한 규율로 이름난 이들 기업들의 전·현직 임원들이 사건에 연루된 게 드러나면서다.
시작은 스리랑카 출신의 억만장자이자 헤지펀드 갤리언 그룹의 설립자인 라지 라자라트남이 또다른 헤지펀드 임원 2명과 함께 체포된 일이었다. 뉴욕 검찰은 지난 17일 라자라트남을 지난 몇 년간 내부 정보를 이용한 거래로 2000만달러의 이득을 얻은 혐의로 기소했다. 사실 액수는 그의 재산에 비하면 별 얘깃거리도 안 된다. <포브스> 조사에서 라자라트남의 개인 재산은 13억달러, 그의 갤리언그룹의 연간 수익은 37억달러다. 문제는 액수가 아니었다. 이번 헤지펀드 수사로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매킨지의 현역 국장, 무디스 인베스터 서비스의 애널리스트, 아이비엠의 부사장, 인텔 벤처캐피털 관계자 등이 기소된 것이다. 이들은 내부 또는 고객 정보를 헤지펀드들에 제공했거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내부거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이비엠은 19일 사건에 연루된 로버트 모펏 부사장을 면직시켰다. 애닐 쿠마르 국장이 연루된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매킨지의 충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사건으로 엄격한 규정과 고객 회사의 정보를 절대 준수하는 것으로 유명한 매킨지 전통이 의심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라자라트남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결과는 지켜봐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기소가 헤지펀드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의 시작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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