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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미 상업은행 CIT 파산 끝나지 않은 금융위기

등록 2009-11-02 20:40수정 2009-11-02 21:54

자산 710억달러…파산규모 미 역사상 5번째
시아이티(CIT). 미국 내 20위권 밖에 있는 이 은행은 보통의 미국인들에게나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씨티나 뱅크오브아메리카처럼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미국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겐 친숙한 이름이다. 이들 중 100만명 이상의 주거래 은행이기도 하다. 이 은행이 ‘파산’했다.

시아이티는 지난 몇 달 동안 파산만은 면하려 애썼다. 채권단을 설득하고, 정부에 추가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1일 일요일 오후 법원에 회생절차를 밟는 파산보호신청(챕터 11)을 했다. 회생 여부는 불투명하다. 710억달러(약 84조원)의 자산을 지닌 이 은행의 파산은 리먼브러더스, 워싱턴뮤추얼, 제너럴모터스(GM), 월드콤에 이은 미국 역사상 5번째로 큰 기업 파산이다.

금융위기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걸까. 지난해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투입해 금융시스템의 붕괴는 막아냈지만,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불씨가 곳곳에서 되살아날 기미를 보인다. 실물 경제의 더딘 회복과 아직 다 털어내진 못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손실,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 높은 실업률은 가까스로 안정을 되찾은 미국 금융시장을 다시 위협하고 있다.

시아이티는 지난해 연방정부로부터 23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파산을 면하지 못했다. 주로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오던 시아이티는 꽁꽁 얼어붙은 채권시장이 풀리지 않으면서 심한 자금난을 겪었다. 시아이티의 파산은 금융권의 신용경색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신호다. 지난달 30일 9개의 소규모 은행이 추가 파산하면서 올 들어 파산한 미국 은행의 수가 115개로 늘어났다는 발표도 똑같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 해 100개 이상의 은행이 파산한 건 저축대부조합(S&L) 사건의 여파로 은행들이 대량으로 파산한 1992년 이후 처음이다. 소규모 은행들은 금융의 모세혈관처럼 주로 중소상공인과 가계에 돈줄 구실을 한다.

그나마 살아 남은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위험(리스크)을 줄이려 대출을 기피하고 있다. 사실상 제로금리에도 돈 꾸기가 어렵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주 말 은행에 대출 확대를 촉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 가운데 아직 배정되지 않은 자금을 중소기업 대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거대 금융사와 대기업은 큰 고비를 넘겼지만, 소규모 은행과 중소상인, 가계가 아직 금융위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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