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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저가 제국’ 습격에 임금도 삭감 경쟁

등록 2011-03-06 20:42

월마트 연봉, 빈곤선 못미쳐
“주변 업체들 임금 줄어들어”
“임금이 높으면 제품을 싸게 팔 수 없다.” 1962년 미국 하버드대 맬컴 맥네어가 미국 역사상 최고의 상인 여섯 명 가운데 한 명으로 꼽은 프랭크 울워스의 말이다. 이미 19세기 ‘저가 제국’을 세운 울워스는 점원들에게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임금을 지급해 악명을 떨쳤다. 21세기 ‘저가 제국’을 이어받은 월마트도 울워스의 철학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미국 전체 노동자의 1%에 이르는 140만명이 월마트를 상징하는 파란색 조끼를 입고 일한다. 1962년 처음 문을 연 이후 줄곧 월마트의 핵심가치였던 ‘저렴한 가격’은 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노동센터는 2007년 12월 ‘하방 압력: 월마트가 소매업 임금과 혜택에 미친 충격’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월마트 직원의 임금은 백화점과 할인점의 중간 형태인, 예를 들어 ‘시어스’ 같은 양판점보다 평균 17.4%, 식료품 잡화점보다 17.5% 낮다고 밝혔다. 다른 기관들에서 벌인 조사에서는 월마트의 임금이 일반 소매점보다 25~28% 적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미국의 식당, 소매점 등에서 일하는 130만명의 노동자로 꾸려진 식품노동자연맹(UFCW)이 2005년부터 펼쳐온 ‘웨이크업 월마트’ 캠페인에서도 비슷한 주장들이 나왔다. 캠페인 활동의 하나로 펴낸 최근 보고서는 월마트 노동자들의 연간 평균 임금이 2만744달러(시간당 11.75달러)로 4인 가구 기준 빈곤선인 2만2000달러보다 낮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경쟁 업체의 임금도 낮췄다. 버클리대 노동센터는 1992~2000년 사이 미 전역을 조사해, 카운티(주 아래 행정단위로 한국의 광역자치단체와 유사)에 월마트 매장이 하나 입점할 때마다 카운티 내 식료품 잡화점(슈퍼마켓) 점원들의 임금이 1.5%씩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미국 전체 소매업 노동자들의 2000년 임금 총액은 1992년보다 약 45억달러(약 50조원) 줄었다고 추정했다. 또 버클리대 노동센터는 “월마트가 일자리 확대를 뒷받침한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월마트는 자사 누리집에서 “뒤지지 않는 급여와 혜택을 갖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2007년 한해 동안 월마트가 미국 가구당 3100달러를 절약해준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 미국 경제분석업체인 글로벌인사이트의 보고서를 올려놨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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