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업체 60% 밝혀…고부가가치 창출 목적
생산단가가 싼 중국 등으로 공장을 옮겨온 일본 제조업체들의 국내 회귀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주요 제조업체 12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60% 가량이 국내 공장 신설 계획을 밝히는 등 제조업이 회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35.3%는 이미 국내에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으며, 23.5%는 검토 중이었다. 국내 공장 증설을 계획 중인 업체들은 전기·자동차·소재·기계 등 제조업종 전반에 걸쳐 있다.
3년 뒤 국내 생산 계획에 대한 물음에서도 전체의 63.9%가 늘릴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국내 생산 확대 규모에 대해선 10~30%가 64%로 가장 많았다. 30~50%까지 늘리겠다는 대답도 8.8%에 이르렀다. 캐논·고마쓰·덴소 등 주요 업체들은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소비와 수출용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로 분야의 1위인 도쿄제철은 14년 만인 2009년 새 공장을 가동해 건축용 자재와 자동차 강판 생산을 늘릴 예정이다.
일본 제조업체들이 국내 생산을 늘리려는 이유는 ‘기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라는 대답이 56.6%로 가장 많았다. 공장 이전과 함께 첨단 기술이 국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기술적 우위를 장기적으로 지켜간다는 전략이다. 이어 △세계의 전략공급 거점으로 삼기 위해 △개발 기간의 단축을 위해 △해외 생산분을 국내로 옮기기 위해 등으로 조사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제조업체들이 1990년대 이후 인건비 등이 싼 해외로 생산시설 이전을 추진해왔지만, 생산거점의 재배치 등을 통해 국내 설비를 증강하려는 의욕이 높다는 점이 이번 조사를 통해 나타났다고 풀이했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93.4%가 자기 자금으로 공장을 짓겠다고 밝혀 일본 기업들이 풍부한 자금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은 국내 생산 확대에 따른 과제로 비용부담 외에도 기술 전승과 인재 확보의 어려움을 꼽았다.
그러나 국내공장 폐쇄를 결정 또는 검토하고 있는 기업도 22.7%로 나타났고, 86.6%는 해외 생산도 늘릴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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