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인세계경제]
한국,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등 20개국을 대상으로 한 국제 여론조사 결과 자유시장경제 체제에 찬성하면서도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메릴랜드대학 국제정책태도프로그램(PIPA)과 여론조사 회사인 글로브스캔이 지난해 6~8월 2만7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1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지지도는 평균 61%로 나왔다. 나라별로는 중국이 74%로 가장 높았고, 필리핀(73%), 미국(71%), 한국과 인도(70%) 차례였다. 프랑스는 지지율이 36%로 가장 낮았다. 프랑스는 반대하는 의견이 50%로 지지율보다 높았다. 아르헨티나, 러시아, 터키는 지지율이 반대하는 의견보다는 많았지만, 지지율이 50%에 미달했다. 한국은 시장경제체제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19%로, 폴란드(19%), 인도(17%)와 함께 가장 적은 그룹에 속했다.
또 거의 모든 나라에서 ‘정부에 대한 대기업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데 동의했다. 멕시코를 필두로, 프랑스, 미국, 스페인, 캐나다 등이 80%를 웃돌았다. 한국, 브라질, 영국은 다같이 80%로 비교적 높았다.
환경·소비자·노동자권리 보호를 위한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전체의 73~75%가 찬성했다. 투자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규제 강화에는 54%가 찬성했다.
또 자국에서 영업하는 국제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41%로 낮게 나타났다. 한국의 불신도(55%)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스페인, 브라질, 터키 등 60~70%대를 기록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 조금 낮았다.
자국 대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평균 49%로 불신한다는 응답(47%)보다 많았다. 또 선진국이 개발도상국보다 자국 대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자국 기업에 대한 불신은 한국(58%), 독일(64%), 스페인(56%)에서 높게 나왔다.
‘자유기업제도와 자유시장경제는 강력한 정부 규제를 동반할 때 사회이익을 위해 가장 잘 작동한다’는 데 동의한 비율은 전체적인으로 65%였다. 나라별로는 인도네시아가 86%로 가장 높았고, 폴란드(47%)와 한국(46%)은 과반에 못미쳤다.
김학준 기자, 연합뉴스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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