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세계경제
창업한 지 90년째를 맞은 일본 카메라 업체의 대명사 니콘이 필름카메라로부터 사실상 손을 떼기로 했다.
니콘은 일안레프(일안반사식) 필름카메라 8종 가운데 6종의 생산을 차례로 중단할 방침이라고 12일 밝혔다. 고급기종인 ‘F5’와 ‘F100’ 등은 재고가 없어지면 판매가 중단된다. 전문가용 최고급 필름카메라 ‘F6’과 인기품목인 초심자용 ‘FM10’은 계속 생산된다.
니콘이 필름카메라 생산을 대폭 줄이기로 한 것은 디지털카메라에 눌려 판매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니콘의 일안레프 필름카메라 출하는 2000년 108만대에서 지난해 14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니콘 쪽은 필름카메라가 이미 전체 카메라 매출액의 2%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며, 인적·물적 자원을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렌즈 교환식 일안레프 디지털카메라의 판매는 급증 추세에 있으며, 1위인 캐논과 2위인 니콘이 80~9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조처가 니콘으로선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디지털카메라 분야에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던 제품들은 모습을 감추게 됐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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