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집행위원회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경쟁담당 위원이 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애플 독점 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말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애플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음악 구독 시장을 왜곡해 독점 금지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잠정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경쟁담당 위원은 30일(현지시각) “(애플이 자사 서비스인) 앱스토어에 경쟁 음악 스트리밍 업체에 엄격한 규칙을 적용해 애플은 사용자가 값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택할 기회를 빼앗고 경쟁 (구조)를 왜곡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애플은 유럽연합집행위 이 조사 결과에 대해 12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 결정이 확정되려면 몇 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유럽연합의 독점금지법을 어겼다는 결정이 확정되면 애플은 매출의 최대 1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로이터> 통신은 벌금이 270억달러(약 30조원)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2년 전 스웨덴에 기반을 둔 세계적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는 애플이 앱스토어 규칙을 통해 자사 음악 서비스인 애플 뮤직에 혜택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고, 유럽연합은 이에 대해 조사를 벌여왔다. 유럽연합은 스포티파이 같은 경쟁업체가 애플 앱스토어에서 서비스를 판매할 때 30%까지 수수료를 내야 하는 점을 독점 금지 규정 위반으로 봤다. 베스타게르 위원은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애플의) 경쟁업체에 높은 수수료를 부과했다”고 말했다. 스포티파이는 2006년 설립됐으며 3억5600만 이용자 그리고 1억5800만 유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애플 뮤직은 이보다 늦은 2015년 서비스를 시작했고 7000만 구독자가 있다.
애플은 반발했다. 애플은 “스포티파이는 세계 최대 음악 구독 서비스가 됐다. 우리(애플)는 우리가 기여한 역할에 대해 자랑스럽다”며 “그들(스포티파이)은 앱스토어의 모든 혜택을 원하지만 대가를 지급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유럽연합집행위의 스포티파이 편에 선 주장은 공정 경쟁의 반대편에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양쪽(유럽연합과 애플)이 과세 문제 등을 놓고 충돌한 적이 있지만 이번 잠정 조사 결과는 유럽연합집행위가 처음으로 애플에 반독점 혐의를 겨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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