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백만장자 기업인과 그의 10대 아들이 지난 1일 밤(이하 현지시간) 영국 프로축구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관람한 후 자가용 헬리콥터를 타고 귀가하다가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고 가디언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국내뉴스 전문 통신사 `프레스 어소시에이션'을 인용, 직업훈련업체인 `카터 앤 카터 그룹'의 창업주 필립 카터(44)와 그의 10대 아들,조종사,카터의 친구 등 4명이 지난 1일 밤 리버풀에서 열린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첼시-리버풀 경기를 보고 `트윈 스퀴럴' 헬기를 타고 피터보로 근처의 자택으로 돌아가던 중 의문의 추락 사고로 모두 사망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지난 1일 밤 레이더 화면에서 사라진 카터의 헬기 잔해가 완스포드와 피터보로 인근 더딩턴 사이 숲 속에서 2일 아침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추락 사고 현장 근처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고 기내에 탑승자 4명이 죽어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기의 동체가 크게 손상되지 않은 상태라며 아직 사고 원인이 뭐라고 말하기에는 시기 상조라고 말했다. 사고 헬기가 실종된 시간 해당 지역의 기상은 대체로 좋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터의 자가용 헬기는 지난 1일 밤 11시께 리버풀의 존 레넌 공항을 이륙했으며 피터보로의 자택에서 불과 1.6㎞ 가량 떨어진 숲 속에 추락했다.
개인 재산이 9천만 파운드(1천670억원)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되는 카터는 영국 프로축구 1부 프리미어 리그 첼시 팀의 열성팬이자 첼시 구단의 명예 부회장 8명 중 한명이기도 하다.
카터와 함께 사고 헬기에 탑승했다가 변을 당한 그의 친구 조너선 월러는 카터와 함께 헬기를 타고 첼시팀 경기를 보러 다니곤 했다고 월러의 어머지가 BBC 방송에 밝혔다. 또 사고기의 조종사 스티븐 홀디치(49)는 햄프셔 소재 헬기 전세 회사의 공동 소유주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이번 사고가 지난 1996년 10월 첼시 구단의 부회장이었던 매튜 하딩(당시 42세)과 동승객 4명이 랭카셔의 볼턴 원더러스에서 열린 경기를 본 후 귀가하다가 사망한 헬기 추락 사고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당시 하딩이 타고 있던 헬기도 이번에 카터가 탔던 것과 같은 `트윈 스퀴럴'이다.
한편 런던 증권거래소는 회사 측의 요청으로 2일 아침 `카터 앤 카터' 주식 거래를 중단시켰다.
2천 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카터 앤 카터'는 지난 2005년 2월 런던 증시에 상장된 후 1년 만에 시가총액이 2억 파운드 이상으로 3배 급증,파이낸셜 타임스지에 의해 `2006년의 새 회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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