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미 정부의 대화 호응 촉구에 “잘못된 기대”라며 거리를 둔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외교에 대한 우리의 관점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각) 전화 브리핑에서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질문에 “그것을 봤고, 인지하고 있다”며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핵프로그램 도전을 다루기 위해 북한과 원칙있는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계속 돼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우리의 접촉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계속 희망한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최근 전제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든 만나자고 제안한 것을 여러분은 들었을 것”이라고 환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런 (김 부부장의) 발언들이 향후의 잠재적 경로에 대한 좀더 직접적 소통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우리의 정책은 적대가 아닌 해결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의 발언은 북한이 대화 제안에 당장 적극 호응하지 않더라도 한반도 상황 악화를 회피하면서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두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대화와 대결에 모두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20일 방송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신호”라며 북한이 ‘대화하자’고 분명한 신호를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김 총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은 22일 담화를 통해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릴 것”이라고 당장의 북-미 대화에 선을 긋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김 부부장은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은 아마도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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