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불꽃놀이 폭죽을 가슴에 맞아 숨진 북미아이스하키리그 콜럼버스 블루 재킷츠의 선수 머티스 키블러닉스(24)의 임시 분향소가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설치돼, 팬들이 추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독립기념일(7월4일) 연휴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가 불꽃놀이 폭죽에 맞아 숨지는 등 사망 사고가 잇따랐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 콜럼버스 블루 재킷츠의 골텐더(문지기)인 머티스 키블러닉스(24)가 지난 4일 밤 미시간주의 한 개인 주택에서 파티를 즐기다가 폭죽 오작동 사고로 숨졌다고 미 언론이 5일 일제히 보도했다. 박격포 형식의 불꽃놀이 폭죽이 기울어져 사람들 쪽으로 발사됐고, 이때 키블러닉스는 3m 거리에서 가슴에 맞았다. 미시간주 오클랜드카운티의 검시관 미치 브라운은 키블러닉스가 폭죽 폭발로 인한 가슴 외상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키블러닉스는 야외 온탕에 있다가 폭죽 오작동을 피해서 빠져나오려다 미끄러져 머리를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치기도 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의 개리 배트먼 커미셔너는 “키블러닉스의 삶에 대한 사랑과 게임에 대한 열정은 운좋게 그를 팀원·친구로 가졌던 모든 이들이 깊이 그리워할 것”이라며 “북미아이스하키리그 가족을 대신해 그의 가족과 친구, 블루 재킷츠와 그의 고향인 라트비아의 팀 동료들에게 깊은 연민을 보낸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4일 오전 12시20분께에는 인디애나주에서 폭죽에 불을 붙이고 있던 41살 남성 스티븐 심즈가 폭발 파편을 배에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
미국에서는 독립기념일이면 워싱턴 백악관 앞 내셔널몰을 비롯해 주요 도시, 주택가 등에서 성대한 불꽃놀이를 벌인다.
불꽃놀이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이번 연휴에도 총기 사고는 쉬지 않고 미 전역에 걸쳐 발생했다. <시엔엔>(CNN)은 독립기념일 연휴 주말 동안 미국에서 400건 이상의 총기 폭력이 발생해 최소 150명이 죽었다고 ‘총기 폭력 아카이브’를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에서는 독립기념일 하루에만 12건의 총기 사고가 발생해 13명의 피해자(사망 또는 부상)가 발생했다고 뉴욕경찰은 전했다. 이는 지난해 독립기념일에 8건의 총격에 8명의 피해자가 나왔던 것에서 50% 가량 늘어난 것이다. 총기 사고가 빈발하는 시카고에서는 2~5일 사이 83명이 총에 맞아 이 가운데 14명이 숨졌다. 경찰 두 명도 부상 당했다. 조지아주에서는 지난 3일 ‘파인트리 컨트리클럽’ 골프장에서 프로 골퍼이자 골프 강사인 유진 실러가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용의자를 쫓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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