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통신망 관리 서비스업체 카세야의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로 퍼져나간 사상 최대의 랜섬웨어 공격이 지난 2일 발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미국 정보통신망 관리 서비스업체 등 전세계에 걸친 랜섬웨어 공격(컴퓨터를 마비시킨 뒤 돈을 요구하는 해킹 수법)을 가한 해커집단 ‘레빌’(REvil)이 데이터 복구 대가로 7000만달러(약 792억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는 레빌의 지불 포털에 연결해 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눴다며 이렇게 전했다. 그러나 레빌 관계자는 7000만달러 요구는 아직 그대로라면서도 “우리는 언제든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가격을 낮출 의향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레빌 관계자는 사이보보안 전문 크렙스 스태모스 그룹과의 대화에서는 전체 피해자를 위한 ‘범용 암호복호기’를 5000만달러에 팔 수 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전세계 3만6천여개 기관에 정보통신망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기업 카세야는 지난 2일 통합 원격 관리 시스템 ‘브이에스에이’(VSA)에 대한 해킹을 감지하고 이 서비스 관련 서버를 즉각 중단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3일 보도했다. 카세야는 이어 자사 고객들의 서버도 중단시키도록 조처해 전체 3만6천여 고객 가운데 40곳 미만이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안 전문가들은 랜섬웨어 피해를 본 기관은 전세계에 걸쳐 있으며 랜섬웨어에 감염된 컴퓨터는 1만대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 직후 스웨덴의 슈퍼마켓 체인 쿠프도 500개 이상의 점포를 폐쇄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이번 공격은 육류 업체 제이비에스를 공격해 1100만달러(약 120억원)를 받아 챙긴 집단의 배후로 지목되는 해커집단 ‘레빌’(REvil)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안 그룹 ‘헌트레스 랩스’가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 이번 랜섬웨어 공격에 대한 조사에 “모든 자원을 투입하도록 지시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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