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P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14일(현지시각) 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높다면서도 몇 달 뒤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이 예상하고 바랐던 것보다 높고 지속적”이라며 “완화되기 전까지 앞으로 몇 달간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전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5.4% 급등해 인플레이션 공포를 불러일으킨 직후 나온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월보다 4.5% 급등해, 1991년 11월 이후 3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파월 의장은 이처럼 가파른 물가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라며, 몇 달 뒤 안정될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한 병목 현상과 공급 부족이 “높은 수요와 낮은 공급이라는 퍼펙트 스톰”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중고차 가격과 항공기·호텔 요금 인상 등은 최근 경제 재개에 따른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이 목표 기간 이상 지속되면 대응할 준비가 돼있다면서도, 당장 금리 인상이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등의 정책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연준은 코로나19 경기 부양을 위해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고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모든 예측가들이 이런 일(특정 품목 물가 상승)이 스스로 가라앉을 거라고 믿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실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매입 축소 또한 “상당한 추가 진전”을 달성할 때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용 수준이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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