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스카우트 아동을 상대로 저질러진 성범죄가 25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각) 영국 언론 <가디언> 보도를 보면, 1950년대 이후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스카우트 지도자들이 아동을 상대로 강간, 강제추행, 음란물 제작, 관음 등 성범죄를 저질러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가 255건에 이르렀다.
지난해 10월에는 보그너 레지스 출신 올리버 쿠퍼가 6살 소녀를 상대로 3건의 성폭행 등을 저질러 6년형을 선고받았고, 한 달 뒤에는 그레이엄 애비슨이 1991~1995년 한 소년을 초콜릿 과자로 유인해 성추행한 혐의로 5년7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스카우트 학대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애비 힉슨 변호사는 “스카우트 협회는 성범죄자들로부터 스카우트 대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며 “현재 그들의 보호 정책은 스카우트 지도자 개인의 청렴성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만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 성범죄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27살이 된 루시 핀콧은 14년 전인 13살 때 스카우트 지도자에게 성폭행을 당했지만 이 지도자는 검찰에 의해 기소되지 않았다. 다만 핀콧이 겪은 사건은 지난해 검토가 다시 이뤄지면서, 핀콧은 영국 스카우트 협회로부터 16만 파운드의 합의금을 받았다. 핀콧은 “스카우트 활동은 많은 젊은이들에게 훌륭한 일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그들을 먹잇감으로 삼으려는 사람들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최근 보이스카우트 지도자들의 거대한 성 학대가 드러나면서 사회적 비난이 일었다. 미 보이스카우트에서 1944~2016년 1만2천여명의 성폭력 피해가 발생했고, 연관된 보이스카우트 지도자들이 7000여명에 이른다는 폭로가 2019년 나왔고, 미 전역에서 비슷한 폭로가 쏟아졌다. 이달 초 미 보이스카우트는 피해자들에게 8억5천만 달러에 이르는 현금과 자산을 지급하기로 했고, 현재 파산 상태에 이르렀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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