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의 마사지숍 3군데에서 한인 여성 4명 등 6명의 아시아계 여성을 포함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이 27일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 법정에 재판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한인 4명 등 6명의 아시아계 여성을 포함해 8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이 27일(현지시각) 이 가운데 4건의 살인과 관련해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22)은 이날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 법원에 출석해, 3월16일 이 카운티의 마사지숍 1곳에서 총격으로 백인 남녀 2명과 중국계 2명 등 모두 4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롱에게 가석방 가능성이 없는 종신형과 추가 35년형을 확정했다.
체로키 카운티의 검찰은 롱이 유죄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사형을 구형하려 했으나, 롱이 유죄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종신형을 구형했다. 이 카운티의 검사 섀넌 월러스는 피해자 가족들이 롱이 감옥에서 괴물 같은 자신의 기억을 마주하며 여생을 보내기를 바라면서 사형보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호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월러스 검사는 또한 롱에게 아시아계 여성에 대한 증오범죄 혐의도 적용하지 않았다. 그는 연방수사국(FBI) 등이 수집한 증거에서 롱이 인종주의적 성향을 가졌다고 볼 수 없었다며 “이것은 어떤 종류의 증오범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롱 또한 법정에서 “성욕을 제대로 참지 못하는 나 자신이 싫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벌을 주고 싶었다”며 성 중독에 따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진지한 사과나 반성의 발언은 없었다. 롱은 범행 당일 포르노물을 본 뒤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으로 집을 나섰고, 총과 위스키를 구매해 술에 취한 채 범행을 저질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롱은 이날 재판 외에도, 애틀랜타의 스파 2곳에서 4명의 한인 여성을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해서 다음달 풀턴 카운티에서 재판을 받는다. 체로키 카운티 검찰과 달리 풀턴 카운티 검찰은 롱에게 증오범죄를 적용하고 사형을 구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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