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 한미훈련 그대로 진행하면 북한 돌아설 수 있다”

김기정 안보전략연구원장, 통신선 복원 이후 한반도 관련
“한반도, 향후 2주 매우 중요…미국이 좀 더 움직여야”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이 28일(현지시각)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미국평화연구소(USIP)와 한반도 관련 세미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28일(현지시각)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예정된 다음달 중순까지 향후 2주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미국평화연구소(USIP)와 한반도 관련 세미나를 한 뒤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북한이 통신선 복원에 나선 것은 기존의 통미봉남(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통) 구조에서 벗어나 남쪽을 통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의도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원장은 “8월 중순에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그대로 진행되면 거기서 생기는 북한의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북한이 돌아갈 가능성이 있고, 한반도가 경색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해온 북한이 통신선 복원이라는 관여 신호를 보낸 뒤에도 연합훈련이 조정 없이 진행될 경우 북한이 긴장 고조 행위로 돌아설 수 있다는 얘기다.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통신선 복원은 한-미 연합훈련을 앞둔 명분 축적용일 수 있다”며 “북한이 자신들이 선의의 조처를 취했음에도 한-미 연합훈련을 했다고 볼 경우, 그 뒤에는 위험한 선택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미국이 좀더 움직여야 한다”며 “북한 입장에서 미국이 조금 더 믿을 만한 태도를 보여주는 게 혹여 연합훈련이 진행되더라도 북한이 도발을 하지 않게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 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는 조건과 관련해 “북한이 대화에 복귀하면 인도주의적 지원과 대북 제재의 부분 완화 등의 논의가 가능하다는 명시적인 메시지가 미국으로부터 나오면 급진전이 이뤄져 또 다른 버전의 북-미 정상회담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을 환기하면서, 중단된 남북 철도 연결사업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