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의 대통령궁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보코하람에 납치됐다가 돌아온 치보크 지역 여학생 82명을 위한 환영회가 열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14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보코하람에 납치됐던 나이지리아 여성이 최근 돌아왔다.
8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나이지리아 보르노주의 치보크에서 2014년 발생한 납치 사건의 피해자인 여성이 지난달 말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남편이 된 보코하람 대원과 아이 둘을 함께 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 당시 10대 초반이었던 여성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보르노 주지사가 이 여성을 영접했고, 여성과 그의 가족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2014년 4월 치보크의 한 기숙학교에서 여학생 276명이 무장세력인 보코하람에 의해 집단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치보크 납치 사건’이다. 당시 유엔(UN)은 물론 미국 대통령 부인이었던 미셸 오바마까지 나서서 소녀들의 안전한 귀가를 요구하는 운동을 벌이는 등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소셜미디어에 ‘#우리딸들을 돌려줘’(#bringbackourgirls)라는 해시태그를 다는 캠페인도 벌어졌다. 최근 나이지리아에서는 대규모 납치 사건이 가끔 벌어지지만 당시에는 이런 사건이 별로 없어 충격이 컸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사건 이후 보코하람 쪽과 협상해, 체포한 보코하람 대원을 풀어주는 대가로 소녀들의 석방을 끌어내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여학생 약 100여명이 풀려났지만, 여전히 100명이 넘는 여성들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2017년 초 포로 교환을 통해 82명의 여성이 한꺼번에 돌아온 뒤로는 대규모 귀환 없이 개별적인 탈출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1월에도 2014년 피랍됐던 여성 할리마 알리 마이양가가 홀로 돌아왔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해 12월 이후 10차례의 대규모 납치 사건이 벌어져 1천명이 넘는 학생들이 붙잡혀갔다. 주로 치안이 불안해 테러단체의 영향력이 큰 북부 지역에서 납치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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