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북부 판지시르 계곡에서 반탈레반 진영에 새로 가입한 이들이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 판지시르/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내 무장세력 지도자인 아흐마드 마수드(32)가 탈레반에 굴하지 않고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수드는 23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방송 알아라비야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소련에 맞섰으며 탈레반에도 저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수드는 탈레반에 포괄적인 정부 구성을 요구했다. 그는 탈레반이 대화를 거부할 경우 전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지난 17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판지시르 계곡 지역에서 탈레반과 싸운 아버지의 뒤를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수드는 아프간 ‘국부’로 불리는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로, 탈레반에 반대하는 민족저항전선(NRF)을 이끈다. 마수드의 아버지인 아흐마드 샤 마수드는 1979∼1989년 아프간을 점령한 소련에 맞서 무자헤딘 세력을 이끌었고, 소련 철수 뒤에는 국방장관을 맡았다. 탈레반이 1996년 집권하자 이에 저항했고, 2001년 암살됐다.
현재 카불에서 북쪽으로 100㎞ 정도 떨어진 판지시르 계곡에는 반탈레반 항전 세력이 집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족저항전선 대변인인 알리 마이삼 나자리는 “마수드가 약 9천명의 병력을 집결시켰다”고 말했다고 <프랑스24>가 전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선언한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 야신 지아 전 아프간군 참모총장과 일반 군인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판지시르 계곡은 1980년대 무자헤딘 세력을 이끈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북부동맹 근거지였다.
하지만 미국의 지원 등이 없는 상황에서 반탈레반 진영의 무장 투쟁이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나온다. 마수드는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탈레반에 대한 무장투쟁을 선언하면서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다. 마수드는 “우리는 아버지 때부터 모은 탄약과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서방의 지원이 없다면 그것은 빠르게 고갈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족저항전선도 협상 뜻을 내비치고 있다. 민족저항전선 대변인 마자리는 “우리는
분쟁에 대비하고 있으며, 탈레반이 협상하지 않으면 전국적으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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