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유엔 총회에서 화상 기조연설을 하는 장면이 미국 뉴욕 유엔 본부의 모니터에 나오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유엔(UN) 총회 기조연설에서 “소그룹과 제로섬 게임을 지양”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21일(현지시각) 개최된 유엔 총회에서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한 나라의 성공이 다른 한 나라의 필연적인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호존중과 공평정의, 협력과 상생의 신형 국제관계를 건설하고, 이익의 접점을 넓히고, 최대의 동심원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쿼드(Quad, 미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인도의 4국 안보 협의체)에 이어 오커스(AUKUS, 미국·오스트레일리아·영국의 안보 파트너십)를 설립하며 중국 견제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동시에 대 중국 압박 기조를 바꿀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민주주의는 어느 나라의 전매특허가 아니라 각국 국민의 권리”라며 “최근 국제정세의 전개 과정은 외부의 군사적 간섭과 이른바 민주 개조라는 것이 엄청난 후환을 초래한다는 것을 재차 증명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군 철수 뒤 혼란을 빚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중국이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해외에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소를 새로 건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인프라 건설 지원을 포함한 ‘일대일로’ 추진 과정에서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시 주석은 또 올해 안에 개발도상국에 코로나19 백신 1억 회분을 무상으로 추가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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