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 젠-16 전투기. AP 연합뉴스
영국 구축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자,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하는 등 양안(중국-대만) 군사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더타임스> 등 외신은 전날 영국 해군 소속 호위함 에이치엠에스(HMS) 리치먼드 함이 베트남으로 향하던 중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배리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지 9일 만이다.
중국은 ‘대만이 중국 영토’라며 외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허락 없이 통과하는 것은 영해 침범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무시하고 주기적으로 미 군함을 보내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군은 즉각 대응했다.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중국 젠-16 전투기 2대와 쿵징-500 조기경보기 1대 등 6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항공기 위치 추적 정보를 제공하는 페이스북 계정 ‘대만서남공역’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는 영국 구축함 리치먼드호가 대만해협을 통과하던 시간인 전날 오전 8시2분과 9시30분, 11시17분, 11시18분, 11시34분, 오후 5시50분께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 중국 간 갈등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호주)가 중국을 타깃으로 한 군사 동맹 ‘오커스’(AUKUS)를 출범시키고 오스트레일리아에 핵잠수함 기술을 전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 등 세 나라는 낡은 냉전적 사고와 편협한 지정학적 관념을 버려야 한다”며 “잘못된 결정을 철회하고 국제 핵 비확산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라”고 비판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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