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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밀리 미 합참의장 “아프간 철수는 전략적 실패”

등록 2021-09-29 13:53수정 2021-09-29 14:13

상원 군사위 출석해 바이든 아파할 발언
“대피 작전 성공했지만, 적이 카불 점령”
“바이든에 최소 2500명 아프간 주둔 건의”
‘주둔 건의 없었다’는 바이든 발언과 배치

밀리 “중국과 통화, 트럼프 수뇌부도 알았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28일(현지시각)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아프가니스탄 철군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28일(현지시각)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아프가니스탄 철군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결단한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병참에선 성공했지만 전략적으로는 실패”라고 28일(현지시각) 의회에서 평가했다. ‘혼돈의 아프간 철수’의 악몽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뼈아픈 얘기들이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는 이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밀리 합참의장, 중동을 관할하는 프랭크 매켄지 중부사령관을 출석시켜 청문회를 열었다. 밀리 의장은 “8월에 아프간에서 일어난 일에 ‘놀라운 성공’이라는 표현을 쓰겠냐”는 댄 설리번 공화당 의원의 질문에 “작전과 전술적 관점에서 볼 때 (대피는) 성공적이었다”면서도 “전략적으로는 그 전쟁은 패배했다. 적이 카불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병참에서 성공, 그러나 전략적 실패”라고도 말했다. 미군과 민간인 12만4000여명 철수 작전은 성공적이었지만,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에게 아프간 정부를 20년 만에 다시 내줬으니, 전쟁 자체는 실패했다는 냉철한 평가를 내린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철수 완료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대국민 연설에서 아프간 대피 작전을 “놀라운 성공”이라고 자평한 한 바 있다.

밀리 의장은 자신이 아프간 철군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는 점도 공개했다. 철군을 서두르면 탈레반의 재집권이나 아프간 내전을 초래할 수 있으니 ‘최소 2500명’의 병력 유지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현 대통령 모두에게 조언했다고 증언한 것이다. 매켄지 사령관도 올 초 이런 내용의 아프간 현지 사령관의 의견을 놓고 바이든 대통령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밀리 의장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정한 철군 시한인 ‘8월31일’을 넘기지 말고 미군을 완전 철수하자고 합참 내부에서 의견 일치가 이뤄진 것은 8월25일이라고 말했다. 철군 완료 닷새 전까지도 군 내부에서 주둔 연장을 놓고 이견이 있었다는 얘기다. 이 발언도 바이든 대통령과 차이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방송된 <에이비시>(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2500명의 병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내가 기억하기로 그런 말을 한 사람은 없었다”고 답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하면서, 밀리 의장에선 “왜 그만두지 않았냐”(톰 코튼 의원)고 물었다. 밀리 의장은 “내 임무는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것이고, 대통령이 조언에 동의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만 답했다.

밀리 의장은 ‘아프간 철수로 미국의 신뢰가 심각하게 피해를 입었냐’는 로저 위커 공화당 의원의 질문에 “전세계 동맹, 파트너들, 그리고 적성국들이 우리의 신뢰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피해(damage)라는 단어를 쓸 수 있다”고 대답했다. 반면 오스틴 장관은 “앞으로 (미국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12만명 이상의 민간인 대피 성공을 들어 “우리의 신뢰성은 여전히 단단하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군 지휘부가 아프간 철수를 놓고 갈라졌다는 시각에 선을 그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예스’만 하는 사람들만 잔뜩 있는 걸 원치 않는다”며 “(아프간에 관해) 광범위한 관점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밀리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말 중국에 “미국은 중국을 공격할 계획이 없다”고 전달한 데 대해서도, 당시 트럼프 행정부 수뇌부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기자인 밥 우드워드는 신간 <위험>에서 밀리 의장이 미 대선 앞뒤인 지난해 10월과 올 1월 중국 합참의장에게 전화해 중국 공격 의사가 없다고 알렸다고 기술했다. 이에 공화당은 밀리 의장이 과도하게 행동했다며 사퇴 주장까지 내놨다.

그러나 밀리 의장은 청문회에서 “당시 내 임무는 긴장을 낮추는 것이었다”며, 지난해 10월 통화는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의 지시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올 1월 통화는 중국의 요청으로 이뤄졌고, 크리스 밀러 당시 국방장관 대행과 조율했다고 했다. 이 통화 때 11명이 참석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 마크 메도스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고 밀러 의장은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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