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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바이든 정부 “중, 우선 1단계 무역합의 준수하라”

등록 2021-10-05 09:24수정 2021-10-06 02:35

USTR 대표, 대중 통상정책 얼개 공개
트럼프 시절과 큰 차이 없는 강경 기조
고율관세 유지…추가 부과 가능성도 열어둬
“기존 수단과 새로운 수단 등 동원할 것”
중국과 곧 대화…“긴장 심화가 목표 아니야”
전방위적 긴장 속 단시일 내 완화 어려울 듯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이터 연합뉴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4일(현지시각)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유지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중국에 1단계 무역합의 준수를 요구했다. 바이든 정부는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대중국 통상정책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과 큰 차이 없는 강경 기조를 분명히 했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바이든 정부 대중 통상정책의 얼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타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중국이 트럼프 정부 시절인 지난해 1월 맺은 1단계 무역합의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의) 해로운 정책과 관행으로부터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고 필요하면 새로운 수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단계 무역합의에서 중국은 2020~2021년 농산물 등 미국 제품과 서비스를 2017년 대비 2000억달러(약 237조원) 구매하기로 했다. 그러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중국이 2020년에는 이 목표에서 40% 뒤쳐졌으며 올해는 30%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목표 달성을 못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타이 대표는 이어 조만간 중국 카운터파트를 만나 1단계 무역합의 준수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타이 대표는 미-중 무역협상의 중국 쪽 대표인 류허 부총리와 화상으로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3일 기자들에게, 중국과 회담에서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타이 대표는 ‘중국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를 새로 발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는 질문에는 “상황에 달려 있다. 가능한 모든 수단이 내게 있다. 301조는 아주아주 중요한 수단이고 우리의 우려를 다루는 데 있어 모든 가능한 수단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법 301조는 트럼프 전 정부가 중국의 불공정 통상 관행 등을 이유로 고율 관세 부과에 동원한 조항이다. 트럼프 시절 중국의 대미 수출에서 4분의 3에 이르는 연간 37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최고 25% 관세를 부과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중국도 11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맞불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고율 관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미 고위 당국자는 지난 3일 기자들에게 말했다.

타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도 “1단계 합의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중국의 국가 중심적이고 비시장적인 무역 관행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있다”며 중국 정부의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 관행 등을 비판했다. 그러나 “중국과의 무역 긴장 심화가 미국의 목표는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중국의 카운터파트와 만나 대화하기 전까지는 중국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타이 대표의 언급에 대해 미국에선 바이든 정권이 출범한 뒤 8개월여 동안 검토한 것에 견줘 구체성이 떨어지고, 대체로 예상된 내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타이 대표는 이날 ‘표적 관세 배제 절차’를 재개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 제도는 중국산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경우 고율 관세 부과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지난해 말 시한이 만료됐다. 미-중 간 무역갈등으로 피해를 입는 미국 기업들의 고충을 일부 해결하는 동시에 중국에도 유화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미-중 대표가 만나도 양국 간 통상갈등이 단시간에 해소되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국 갈등이 통상은 물론 군사, 인권, 기술 분야 등 전방위적 전략경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는 무역은 기후 문제와 더불어 미-중이 협력할 수도 있는 분야이지만, 다른 분야들에서의 긴장 속에 양쪽이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짚었다.

중국은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내놓았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타이 대표는 중국 쪽과 ‘솔직한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으며, 중국과 무역갈등을 증폭시킬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향후 중-미 무역협상이 좀 더 건설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셈”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은 현재 중국의 대미 수출의 4분의 3에 이르는 연간 37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최고 25% 관세를 부과하는 중이다. 중국도 11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맞불 관세를 매기고 있다.

워싱턴 베이징/황준범 정인환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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