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가 9일 비엔나 총리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비엔나/로이터 연합뉴스
서른한살 나이에 세계 최연소 국가지도자 자리에 올랐던 된 오스트리아 총리가 부패 혐의로 결국 물러난다.
9일(현지시각) <아에프페> 통신 등은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쿠르츠 총리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코로나19 팬데믹과 싸우는 동안 오스트리아가 몇 달 간의 혼돈과 교착 상태에 빠지는 것을 그냥 두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사임 뜻을 밝혔다.
그는 후임자로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외무장관을 추천했고, 자신은 제1당인 국민당의 당수와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쿠르츠 총리는 외무장관이던 2016년부터 총리가 된 직후인 2018년까지 자신에게 호의적인 보도를 위해 한 신문사에 광고비 명목으로 재무부 자금을 사용했다는 의혹 등을 받아왔다. 오스트리아 경제·부패 사건 검찰은 지난 6일 총리실과 재무부, 국민당 사무실 등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에 나섰다.
수사가 본격화한 뒤 연립 정부 파트너인 녹색당과 야당은 여당인 국민당에 총리 교체를 요구했다. 녹색당 소속 베르너 코글러 부총리는 전날 쿠르츠 총리를 대신할 흠결 없는 인물을 후임자로 지명해달라며 “그래야 우리는 크고 중요한 많은 공동의 프로젝트와 개혁을 실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녹색당이 후임자로 추천된 샬렌베르크 장관을 후임 총리로 받아들일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쿠르츠 총리는 만 31살이던 2017년 자유당과 연정을 구성해 오스트리아 총리가 됐고, 세계 최연소 국가지도자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19년 5월 자유당 대표였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전 부총리의 ‘부패 동영상’ 스캔들이 터지면서 연정이 붕괴했다. 쿠르츠 총리는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조기 총선이란 승부수를 던졌고, 이 선거에서 국민당은 제1당을 유지했다. 이듬해 1월 녹색당과 손을 잡아 연정을 구성하며 총리직에 복귀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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