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농촌 중국 남성이 일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에서 농촌 지역 총각의 결혼을 위해 지역 여성을 고향에 머무르도록 하자는 제안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후난성 웨양시 샹인현 정부가 최근 농촌 총각의 결혼난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으나, 온라인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높다고 전했다.
대책에는 지역 여성을 고향에 머무르도록 하는 방안과 소개팅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 신혼부부의 등록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 고용 기회와 급여를 늘리는 방안 등 4가지 제안이 담겼다. 샹인현 정부는 “농촌 여성은 고향을 사랑하고 고향을 유지하도록 교육받아야 한다”며 “불균형한 남녀 성비를 맞추기 위해 여성들은 고향에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다.
여성을 고향에 머무르도록 하는 방안을 놓고 온라인에서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모욕적인 방안이라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아직 농촌에 머무는 여성들도 이 제안을 보고 모두 떠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은 오랜 한 자녀 정책과 남존여비 전통으로 인해, 여성 100명당 남성 수가 114명에 이를 정도로 남초 현상이 심각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국제 평균은 여성 100명당 남성 105명이다. 게다가 농촌지역은 이촌향도 현상까지 더해져 남초 현상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샹인현의 발표는 지난달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농촌 지역을 시찰한 이후 나왔다. 리 총리가 지난달 16~18일 중국 남부 광시좡족 자치구의 위린시 루촨현과 난닝시를 방문하자, 주민들은 리 총리에게 “농촌에서 결혼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홍콩 <명보>는 “바로 다음날 중국공산당 루촨현 당위원회 사무국은 농촌 남성들이 현지에서 배우자를 찾지 못하는 어려움과 대책에 대한 정보를 제출하라고 각 마을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런 제안이 처음 나온 것도 아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올해 초 중국 연구소의 한 고위 간부가 농촌의 수백만 미혼 남성을 위해 도시 미혼 여성들을 이주시키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