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등 선교단 17명이 지난 16일 아이티에서 갱단에 납치된 뒤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현지 경찰이 순찰하고 있다. 포르토프랭스/로이터 연합뉴스
치안 불안과 자연 재해 등으로 고통을 겪는 카리브해의 빈국 아이티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미국인 선교사 일행 17명이 폭력조직에 납치됐다.
미국인 선교단은 지난 16일 아이티의 크루아데부케 지역에 있는 보육원을 방문한 뒤 이 단체 사무실이 있는 북쪽의 티타옌으로 이동하다가 차량과 함께 통째로 납치됐다고 <시엔엔>(CNN) 등 미 언론이 17일 보도했다. 선교단은 미국인 16명, 캐나다인 1명이며, 이 중에는 어린이 5명도 포함돼 있다.
미 종교단체인 ‘크리스천 에이드 미니스트리스’는 성명을 내어 “우리는 해결책을 위한 신의 지시를 갈구하고 있으며 당국은 도울 방법을 찾고 있다”며 “납치된 이들과 가족 등을 위해 함께 기도해달라고”고 호소했다.
납치범은 종교단체를 표적 삼아온 폭력조직인 ‘400 마오조’로 알려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아이티의 납치범들은 흔히 납치 뒤 1~3일 뒤에 몸값을 요구하며, 돈을 받은 뒤에는 대부분 인질을 풀어준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납치된 이들의 석방을 위해 아이티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 국무부는 “해외에 있는 미국 시민의 안녕과 안전은 국무부의 최고 우선순위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아이티는 전세계에서 인구 대비 납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이 나라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인권분석연구센터 조사로, 올해 상반기에만 아이티에서 395건의 납치가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 88건의 4배가 넘는다.
아이티는 지난 7월 조브넬 모이스 대통령이 암살당하고 8월에는 대형 지진과 태풍으로 타격을 입는 등 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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