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 연합뉴스
오스트레일리아가 프랑스와 맺은 대형 잠수함 건조 계약을 취소한 것과 관련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오스트레일리아 총리가 거짓말을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31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에서 오스트레일리아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오스트레일리아 기자들이 스콧 모리슨 총리가 잠수함 계약 관련해서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마크롱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 사이 존중이 있을 때 오스트레일리아는 진실해야 하고 이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모리슨 총리를 다시 믿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그가 어떻게 할지 볼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지난달 15일 미국·영국·오스트레일리아 3개국은 ‘오커스’라는 이름의 안보 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며, 그 첫 사업으로 미·영 두 나라가 오스트레일리아의 핵 추친 잠수함 건조를 돕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오스트레일리아는 프랑스와 맺었던 디젤 잠수함 12척을 건조하는 500억유로 짜리 계약을 취소했다. 프랑스는 오스트레일리아가 “등 뒤에서 칼을 꽂았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오스트레일리아 주재 자국 대사를 일시 귀국시켰다. 이후 주오스트레일리아 프랑스 대사를 복귀시키는 등 관계 회복 기운은 있지만 계약 취소 여파가 완전히 가라앉지는 않고 있다.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 발언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나는 재래식 (디젤 엔진) 잠수함 선택지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이익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 역시 주요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로마에 있었고 두 정상은 회의장에서 인사를 나눴다. 잠수함 사건 뒤 처음 두 정상이 대면했지만, 정상회담이 따로 열리지는 않았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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