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폭탄 테러가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병원 근처에서 부상을 입은 어린이를 옮기고 있다. 카불/로이터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군사 병원 인근에서 2일(현지시각) 폭탄 테러와 총격전이 발생해 최소 20명이 사망했다. 아프간의 극단주의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호라산(IS-K)이 공격을 했다고 자처했다.
<알자지라> 등 보도를 보면, 이날 오후 1시께 카불의 한 군사 병원 인근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병원 입구 쪽에서 총성이 난 뒤 두 차례의 폭발음이 났다. 병원 직원들은 “총성이 수 분동안 이어진 뒤 폭발음을 들었다”며 “약 10분 뒤 또 다른 폭발이 있었다”고 말했다.
탈레반 정부는 이번 테러로 20명이 숨지고 5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당 병원은 병상 400개 이상을 갖춘 카불에서 가장 규모가 큰 병원이어서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가운데는 탈레반 병력 외에도 여성 2명과 어린이 1명이 포함됐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공격은 시민과 의사, 입원한 환자들을 노렸다”며 “정예 요원을 투입해 15분 안에 이슬람국가-호라산 조직원들을 제압했다”고 밝혔다.
이슬람국가-호라산은 테러 이후 텔레그램을 통해 배포한 성명에서 “5명의 조직원이 동시에 합동 공격을 펼쳤다”고 밝혔다. 또 5명 가운데 4명의 조직원이 시설을 급습해 공격을 개시하기 전 나머지 조직원 한 명이 병원 입구에서 자폭 테러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는 지난 8월 탈레반이 정권을 탈환한 뒤 이슬람국가-호라산에 의한 자폭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 격인 이슬람국가-호라산은 지난 8월26일 카불 국제공항 자폭 테러로 약 180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이후에도 카불, 동부 잘랄라바드 등에서 테러를 이어왔다. 지난달 8일과 15일에는 쿤두즈와 칸다하르의 시아파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잇따라 자폭 테러를 감행해 100명 이상 숨지게 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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