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9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참석해 참석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글래스고/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각국에서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내놓고 있지만,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2.4도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국제환경단체 ‘기후행동추적’(CAT)은 9일(현지시각) 각국 정부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토대로 이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단체는 “각국이 글래스고 당사국 총회에서 내놓은 2030년까지의 탄소배출 감축 약속대로라면, 우리는 2030년에 지구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것보다 두 배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렇게 되면 2100년 지구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4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이 단체는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올라가면 파괴적인 기후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으며, 유엔 기후협약도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묶어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2010년보다 45% 줄이고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
기후행동추적은 많은 국가가 약속한 ‘2050년 탄소중립’ 등 장기계획까지 계산에 넣으면 2100년 지구 기온은 1.8도 상승으로 억제될 것이라고 좀더 낙관적인 추정치도 내놓았다. 이는 지난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놓은 추정 전망치와 같다.
그러나 기후행동추적은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많은 나라가 탄소중립 등 장기계획 실행에 당장 필요한 행동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기후분석’(CC)의 창립자 빌 헤어는 “많은 지도자가 탄소중립을 약속한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그렇지만 이것을 어떻게 달성할지 구체적인 계획도 없고, 또 이것 달성에 2030년 단기목표가 충분하지 않다면, 솔직히 2050년 탄소 중립은 립서비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기후행동추적은 또 각국이 약속한 탄소감축 계획이 아니라 실제 각국이 보이고 있는 행동과 정책을 토대로 추산하면, 2100년 지구기온은 2.4도가 아니라 2.7도 상승로 더 악화할 것이라는 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기후행동추적은 현재 140개국 이상이 탄소중립을 약속했지만 이들 나라의 향후 10년 계획은 대부분 탄소중립 약속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파괴적인” 분석 내용이라며 모든 나라가 실제 1.5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매년 탄소배출 감축 약속을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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