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유임 결정

바이든 “지난 10개월 성공은 내 의제와 연준 조처의 증거”
경제 성공 자평하고 연속성 이어가겠다는 신호
파월, 상원 청문회 거쳐 2월부터 두번째 임기
의장 후보 거명된 브레이너드는 부의장에 지명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에 제롬 파월(68) 현 의장을 재지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백악관이 2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파월 의장과 함께 차기 의장 후보로 거명돼온 레이얼 브레이너드(59) 연준 이사는 연준 부의장에 지명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할 일이 더 있지만 우리는 미국인들을 일터로 복귀시키고 경제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데 지난 10개월 동안 주목할 만한 진전을 이뤄냈다”고 밝혔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이 성공은 내가 추구한 경제 의제, 그리고 연준이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 이사 아래서 취한 결단성 있는 조처에 대한 증거”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뒤 560만개 일자리를 창출했고 실업률이 예상보다 2년 빠르게 4.6%로 떨어졌으며 경제 성장 속도가 다른 선진국들을 능가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 이사가 저인플레이션과 물가 안정을 유지하고 완전 고용을 실현하는 데 집중해서 우리 경제를 전보다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인 2018년 2월 취임한 파월 의장은 상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하면 내년 2월부터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파월 의장이 이번에도 민주당과 공화당의 고른 지지를 얻어 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AP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 의장 유임을 결정한 것은 현재까지의 미 경제 정책을 성공으로 자평하고 그 연속성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진보파는 더 강한 은행 규제와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하면서 연준 의장 교체를 주장해왔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파월 의장 손을 들어줬다. 이는 대체로 전임 대통령이 임명한 연준 의장을 유임시켜온 전례와도 일치한다. 2018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재닛 옐런 의장을 교체한 게 예외적이었다.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의 부인이기도 하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