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의 한 주유소에 기름값이 갤런당 4.87달러 이상이라고 안내하는 가격표가 세워져 있다. 샌디에고/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전세계적인 유가 상승에 대응해 조만간 전략적 비축유(SPR) 방출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 등 미 언론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르면 23일로 예정된 ‘경제와 물가 인하’ 관련 연설에서 이같은 방침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비축유 방출은 한국·인도·일본과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얼마간의 시간에 걸쳐 3000만~3500만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인 7억27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과 인도는 비축유 방출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이미 나왔으며,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요청을 받고 방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도 비축유 방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폴리티코>에 “조만간 중대한 조처가 있을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백악관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미국과 동맹들의 비축유 방출은 산유국들이 ‘석유 생산을 더 늘려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한 상황에서 유가 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오펙·OPEC)와 러시아 등 비오펙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 플러스’(OPEC+)는 지난 4일,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만 증산하기로 한 계획을 다음달에도 유지하기로 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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