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크게 오른 23일(현지시각)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둔 미국에서 차량들이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 앞에 대기하고 있다. 아나폴리스/AFP 연합뉴스
미국 등 6개국이 전략 비축유를 풀기로 했음에도 국제 유가가 23일(현지시각)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하루 전보다 2.28% 오른 배럴당 7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런던 선물거래소의 1월물 브렌트유 가격도 3.3% 오른 배럴당 82.31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의 이날 가격 상승률은 지난 8월 이후 최고치였다.
미국이 이날 예상보다 많은 물량인 5천만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하고 한·중·일과 영국, 인도도 비축유 방출에 동참하기로 했지만 유가를 잡지 못하는 양상이다.
온라인 금융 거래플랫폼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분석가는 “비축유 방출 규모가 기대에 못미치고, (석유 수출국들의 모임인) ‘오펙 플러스’의 생산 감축분을 메우기에 부족하다는 것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오펙 플러스가) 생산 계획을 축소해도 놀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오펙 플러스는 미국의 석유 생산 증대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오펙 플러스는 지난 8월부터 하루 40만배럴 규모의 생산량을 매달 한차례씩 연말까지 늘려간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 에너지장관은 이날 국제시장에 석유를 추가로 공급해야 할 논리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12월2일 오펙플러스 회의를 앞두고 기술적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며 이를 볼 때 내년 1분기에는 석유가 공급 과잉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알마즈루에이 장관은 “일부 나라들의 전략 비축유 방출은 개별 국가 문제”라며 “그들이 비축유 규모를 늘리거나 줄일 때 우리와 논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12월 회의에서 “공급과 수요의 균형”에 근거해 생산량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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