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기통신연합의 디지털 개발 측정 2021 보고서 표지. 누리집 갈무리
코로나19로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세계 인구의 37%인 29억명이 인터넷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유엔(UN)이 밝혔다.
30일(현지시각) 유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공개한 ‘디지털 개발 측정 2021’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인구 78억명 가운데 인터넷에 접속해 본 적이 없는 이들이 29억명에 이르렀다. 이들 중 96%는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은 해마다 전 세계 인터넷 접속 현황 등을 조사해 공개하고 있다.
자오허우린 국제전기통신연합 사무총장은 “현재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2가 인터넷을 쓰지만, 모든 사람이 연결되도록 하기 위해 할 일이 많다”며 “누구도 인터넷 밖에 있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이용자 수는 2019년 41억명에서 올해 49억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 세계 인구의 63%에 해당한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증가율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로 원격 수업과 재택근무 등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런 증가는 고르지 못했다.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하는 인구의 4분의 3이 최빈국 46곳에서 나왔다. 특히 남성과 청년층, 도시 거주자 등이 인터넷 접근성이 높았으며, 여성과 노인층, 농촌 거주자 등이 인터넷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
선진국의 경우 남성과 여성 인터넷 사용자가 각각 89%, 88%에 이르지만, 최빈국의 경우 남성 31%, 여성 19%로 차이가 컸다. 또 도시 거주자의 경우 76%가 인터넷에 접속했지만, 농촌 거주자는 39%에 그쳤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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